우리들의 할아버지

M 후리지아 9 4958 4
세교동 농협 하나로 마트에는 일명 화단 고양이가 살고 있다.
후문 주변에 조성된 화단에는 키가 큰 소나무도 몇 그루 있어 새들의 쉼터 이기도 하다.

정문 죄측 벽에는 칼갈이와 신발 수선을 업으로 살아오신 아저씨가 계시다.
다리가 불편하신 아저씨는 오랫동안 마을 사람들의 불편한 것들을 곱게 다듬고 매만져 주었으리라.
이곳에 터를 잡고 몇 번의 새끼를 낳아 키운 어미의 배가 또 불룩하다.
햇볕 좋은날 녀석들은 할아버지 가게 옆에서 오랜만에 밀린 그루밍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회양목 그늘 아래가 시원한지 눅눅한 박스 집을 나와 하루를 그곳에서 늘어져 자던 녀석들 가족 목욕하는 모습에 내가 더 말끔해지는 기분이다.

낡았어도 유난히 편안한 신발이 있어 아저씨께 가져가면 미안하게도 간단한거라며 돈을 받지 않으신다.
얼굴에 선하디 선한 기운이 가득찬 아저씨 미소에 고양이들은 문을 여는 시간이면 제일 먼저 와 몸을 부비며 인사를 한다고.
구둣방 안에는 게맛살과 침치캔이며 떨어지지 않는다.
아저씨를 찾는 고양이들을 그냥 보낼 수 없어 무엇이든 준비해 둔다고 하셔 다음에는 사료를 사다 드리기로 했다.
뒤늦게 비가 잦은 올 여름 고양이 박스집 지붕에 우산이 가득 펼쳐져 있다.

수유가 끝난 아기 고양이들이 제법 어른 흉내를 낸다.
아저씨와 고양이의 사랑과 신뢰가 깊어 갈수록 인간을 향한 그들의 영역도 확장 되리라.
손을 내밀어 쓰담고 싶어 가까이 가면 내게서 멀어지곤 했는데 아저씨와 함께 대하는 시간이 잦아지니 아예 몸을 맡긴다.
나도 이제 마음으로 마음을 산것이다 ᆢ성공!

9 Comments
M 블랙캣 2017.08.22 22:36  
멋진 어르신이네요. 진짜 어른이 이런 분이죠.
M 후리지아 2017.08.22 23:04  
고양이들도 성선설을 더 좋아하겠지요.
M 나루코 2017.08.22 23:04  
넉넉한 웃음이 참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냥이들도 참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좋은 친구로서 오래오래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M 후리지아 2017.08.22 23:07  
고양이들의 터전으로 그래도 안전한 곳이여서 다행입니다 ᆢ먹거리도 걱정없고 ᆢ
G 떼굴 2017.08.22 23:44  
헐 평택!!!!
세교동에 저런 아름다운 곳과 어르신이 계셨다니 정말 몰랐네요...
M 후리지아 2017.08.22 23:50  
떼굴님. 평택에 사시는지요.
그런 아름다운 분이 계셔 마음 따스합니다^^
60 애교작살 2017.08.23 08:19  
어르신 멋지십니다... 근데 TNR 신청 해주시는게 좋을 것같아요.. 최근 미아리쪽 장애인 캣맘께서 임신냥이 구조요청했지만 시간. 거리상 할수 가 없었어요.. 그 동네 할머니가 아이들 밥도 챙겨주시고.. 저희가  도움을 드릴수 있는게 지역담당 TNR 신청을 해드렸습니다.그쪽 동네가 워낙 늦게되서 구청 담당자한테 독촉하니  1달도안되서 나와 주셨어요.이렇게라도 해주셔야 근본적으로 해결할수 있을것 같아요... ^^  저렇게 어르신들이 계시면 앞으로 TNR 하고  아이들 케어가 잘 될것같아요 ^^
G nayeng… 2017.08.23 22:34  
마음씨가 너무좋은 분이시네요~~
애기들 구조해서 무료중성화수술시커주시면  좋을텐데요
G 김현아 2017.08.25 09:10  
가까우면 저도 사료 사다드리는건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