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왕식당 - 길고양이 급식소 절도-> 신고-> 해결까지..

므왕식당 - 길고양이 급식소 절도-> 신고-> 해결까지..

64 붕장군 6 419 4 0

지난 목요일 저녁에 벌어진 일인데 블로그에 썼던 글이에요.

이곳에도 올리면 도움이 되실 분이 계실것 같아서 복붙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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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급 흥분한 가시집사님의 전화가 왔었어요.

..

글쎄, 우리가 운영하는 급식소가 싹 사라졌다네요.

그것도 2시간만에요...

해지기전에 급식소 잘 있는거 보고 집에 들어가셨다가

다시 볼일이 있어서 2시간정도 지나서

급식소 부근으로 나오셨는데

그 사이에 가시네 급식소와

제가 관리부하는 므왕급식소가 싹 사라졌다는 기가막힌 소식을 전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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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받자마자 사료랑 그릇을 잔뜩 챙겨서 나가봤습니다.

띠용..

뽀로로 공부상과 캘러스 급식소가 싹 사라져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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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 + 황당..


이랬던 자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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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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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주변 쓰레기도 주섬주섬 싹 다 치우곤 했는데..

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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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이와 친구들이 오며가며

요래요래 잘먹고 가는 급식소를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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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내부 공터에 설치해놓은

가시네 급식소도 사라진걸로 봐선,

아무래도 우리 아파트 주민의 소행인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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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바보가 한짓일까요? 라며

가시집사님과 투덜거리다가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해봤더니

자기들은 절대로

길고양이 집 관련해서는

손을 대지 않는다며,

관리소측에서 건든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하... 알겠다고..

이번엔 범인 꼭 잡자고

오히려 잘 되었다며

바로 경찰신고 112 고고씽 했습니다.

출동한 경찰들이 사건현장을 봤고요,

내 재물을 허락없이 옮겨 가져갔거니와,

제가 밥 주는곳은 CCTV도 있을꺼니 범인도 잡힐꺼고,

원목급식소 + 캐릭터 그려진 공부상 =  9만원 이상 손해의 재산적 가치가 있다는 말에

절도나 재물 손괴죄에 해당되는게 맞다고 했어요.

바로 그 자리에서 6하원칙으로 진술서 작성했고요.

파출소 돌아가면 형사로 사건접수 해주시겠다면서

할 말 더 있음 쓰라고 해서

급식소에 손댄 범인 잡아서 처벌 꼭 원한다고

적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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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은 좀 생각하시는듯 하더니..

아무래도 자기들이 봐도 아파트 내부 소행같으니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서

일어날 일일수도 있겠다..

그들을 옹호하는건 아니다, 법을 어긴게 맞다...

그러나 아는 사람일 수 있으니 범인을 잡으면

원만하게 합의도 생각해 보셔야 할꺼라고 ..

조심조심 말하더라고요.

저는 범인이 지금 자기가 저지른일이 범죄라는걸

확실히 인식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사건을 접수하고 처벌까지 가야

깨달을 꺼라고,

일단 접수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사건담당 형사가 나중에 연락 줄꺼라고

설명을 들었어요.

경찰들이 진술서를 받고 우리와 헤어지면서,

돌아가는 길에 아파트 경비실에 들려서

경비원에게

이 일에 대해 알고 계신지 물어보셨나봐요.

하.. 그후에

경찰이 바로 저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 아까 그 고양이집 경비원이 치운것 같다는데요~

(라는 말에 욱해서 가시집사님과 함께 경비초소로 감.)

하필이면 저랑 낯도 익고 친하게 인사지냈던 경비원분.

→ 경비원은 우릴 보더니

관리소장과 아파트 노인회에서 치우라고 해서

치웠어요~ 하셨어요.

이 말을 하고나서 경비원은 관리소장에게 전화를 한 뒤

경찰 바꿔줬고요 -> 그다음 저에게 전화가 넘어 왔습니다.

→ 관리소장님왈,

자기도 안그래도 노인회장과 한바탕 싸웠는데

고집부리고 청소하고 치우자고 하셔서

결국 노인회장 요청으로 급식소도 치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데요 .

범인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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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제 알겠습니다.

결론은 노인회장이

고양이급식소를 치우라고 한거죠?

지금 노인회장과 연락 안되면

경찰에 사건접수 진행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더니

관리소장님 한숨을 쉬더니 접수 진행하라고 하더라고요.

가시집사님은 통화내용 듣다가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제 옆에서

"그 노인회장한테 내가 고소한다고 전하세요!!" 라고 소리를 지르셨고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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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리부르스 한바탕...

관리소장님이 급식소를 버리진 않고,

도로 길가에 몇미터앞 어디에 놔뒀다길래

다시 찾아 챙겨 집으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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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철거된 가시네급식소와 므왕급식소.

동네 고양이들도 이 사태를 보고 난리로구나~

판단 한건지..

몇몇 마리가 우리 주변을 얼씬거리며 울어제끼고..

뛰어다니더라고요.ㅋ

조용히 시켜도 소용없었..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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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저보다는 가시집사님이 인기가 많은지라

고양이들이 얼굴을 많이 보여주는것 같았네요.

남자들 있으면 보통 도망가는 녀석들인데...

가시집사님을 믿고 와서 얼굴 보이며 어찌나

울어제끼던지..

그렇게 고양이들도 같이 항의했어요..

간간히 애옹거리는 고양이들을 지켜보던 경찰은..

에고, 배고파서 밥달라고 저렇게 우나봐요..

하면서 불쌍하게 쳐다보고..

저는 저거보라고..

밥 치우고 안주니까 경비소 앞까지

바로 고양이들이 꼬이고 시끄러워지지 않냐고..

우리가 급식소 차려서 뒤쪽에 모이도록 관리하는건데

어쩜 그런것도 모르고

노인회장은 이걸 치우냐고 하셨냐며

했더니 경비원도 맞장구 치면서..

의정부3동은 개천쪽에 보니까 밥주는 분들

급식소가 아주 이쁘게 잘 되있는거 봤다면서

급 비위를 맞춰주시는 겁니다.ㅋ

일단 경비원은 뭣도 모르고 하신 일일텐데

고생하셨다고 기분 좋게 인사드리고

가시집사님과도 고생많으셨다고 헤어진 뒤,

집에 들어 가서 밥했어요.

그런데...그러고 한시간도 안되어서

밥먹으려던 찰나에

누가 벨을 띵똥~ 하길래

문을 여니까

노인회장, 관리소장, 경비원 들이 우루루

문앞에 서 있더라고요?

드디어 만나는 우리 아파트 노인회장님...

저는 노인회장을 상상하기를..

고양이 싫어하는 깐깐한 할배정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서글서글한 현미를 닮은 분이 인사하셔서

순간 당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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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안녕하세요, 노인회장입니다...

그러면서 변명을 좌라라 시작하시는데..

싸움에 약한 저는 순간 말문이 막혀서

얘기에 빨려 들어가려는 찰나,

우리의 든든한 아빠집사가

뭔데? 하면서 등장.

울 신랑이 군복무늬 잠바를 입고

눈알을 부라리며 같이 나와서

자초지종을 들었어요;;;

노인회장의 변명인즉슨

고양이 집 주변에 지저분한 이불 두채가 버려져 있었고, 그걸 어떤 주민이 더럽다고 노인회장보고 치우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 이불을 치우면서 저것도 치우라고 했다는 거에요.

신랑이 듣다가 이것저것 조목조목 쏘아 붙이다가,

이불에 대해선 말도 꺼내지 말라,

우린 이불과 관련없다, 이불 빼고 얘기해라,

그리고 이불과 함께 치우라는 '저것'이 급식소 말하는거 맞냐..

정확히 말하라고..

그리고 당신이 급식소 손대라고 지시한거 맞지 않냐..

왜 자꾸 피하냐고..

엄연히 주인 있는 급식소를

손으로 옮기는 순간 그건 절도에 해당되는거라며

밀어 붙였고,


저는 급식소를 아파트 밖에 설치했는데

왜 아파트 내부에서 관여하고 치우는거냐고.,

함부로 그러는거 아니시라고 했어요.

그리고 주변 청소 잘하고 관리 잘 하고 있을테니

앞으로 급식소 손대지 마시라고..

현미를 닮은 노인회장은

맘 상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셨고

더 이상 급식소는 손대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제가 가시네집에도 들리셔서 사과했냐고 물어봤더니

안그래도 들려서 대화 나누고

그 뒤에 우리집에 오신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다시금 사과한다며 부드럽게 끝맺음 하려고 다가오시길래

신랑은 자기에게 손도 대지 말라고 해서 흠칫하시고

대신에 스윽 제 팔을 가볍게 잡고 미안하다고 웃으면서

한번 더 사과하시더니 어색하게 우루루 퇴장...

.......

좋게좋게 끝났어요.

나중에 가시집사님한테서

집 앞으로 노인회장 다녀갔다고

카톡이 왔는데...

가시집사님의 어머님과

노인회장님이

알고보니 친분이 있는 사이라고 했답니다.

두둥.

어머님왈,

어머, 저분이 노인회장인건 몰랐다고

...... 나름 친한 사이였다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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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다고 소리까지 지르셨던

가시집사님은 결국 아무말도 못하시고

옆에서 듣기만 하셨다고... ㅋㅋㅋ

어머님과 분위기 좋게 대화하고 끝나신것 같더라고요;;;

역시 어르신들은 인맥이 짱인가 싶어요....

...

어휴.. 아무튼 급식소를 지켜냈으니

이번 주말에 다시 설치하고 밥 잘 주려고요.

울 신랑도 이번일로 재평가(?) 되고 있고..

어찌나 든든하던지..ㅋㅋㅋㅋ

역시 맨파워도 중요하구나 싶어요.

꼬장꼬장한 사람들과 갈등이 일어난건 아니라서 다행이었고.. 제가 감당할 정도의 해프닝이 생겼다가 끝난것 같아요.

이미 사건은 접수에 들어갔지만..

형사가 제게 전화하면

그때 사건은 취하해 달라고 할까 합니다.

어쩌다 고양이에게 엮여서는

밥주면서 별별일을 다 겪는것 같아요.

그래도 들개니, 너구리니, 급식소 파괴 등

예전에 해결하기힘든일이 터진것도 아니고

오히려 결과적으로 잘 되었으니 ....다행이지요.

동네고양이들에게

자발적으로 꾸준히 밥주며 관리하시고

청소, TNR 하시며 봉사하시는 분들의 생활상을

살펴 보면 정말 갈등도 참 많고...

저희가 겪은 일은 사실

새발의 피겠지요...

이미 TNR이 잘 되어서 개채수 번식도 걱정없는 곳이라

밥만 잘 먹이면 고양이들 험한꼴 안보고 서로 잘 살아갈 수 있겠는데

밥이라도 잘 먹이게 좀 냅뒀으면 좋겠습니다. ;ㅅ;..

그리고 고양이 급식소를

하찮게 여기고 손대고 무너뜨리는 자는

신고 꼭 하셨으면 좋겠어요.

이게 결코 작은일이 아니고 불법이잖아요.

고양이들 생계에도 위협이고,

저 또한 협박 당하는 기분이라 솔직히 무서워요.

가시집사님이나 경찰이 내 편에 서니까 저도 든든하고 큰소리 낼 수 있었던 거죠.

몇시간동안 일어난 해프닝이었지만..

참 갑자기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당황스럽기도, 다행이기도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6 Comments
M 블랙캣 2019.12.04 10:08  
붕장군님 남편분 짱이십니다. 멋져부러~
다행히 잘 해결되서 천만다행입니다.
64 붕장군 2019.12.04 10:20  
네.. 신랑덕분에 어찌다 속이 씨원~~하던지.. 
개비스콘 먹은 기분이었어요. ㅋㅋㅋㅋ
나중에 말싸움 기술 좀 전수받으려고요..ㅋㅋㅋㅋ
아무튼 사과도 듣고, 급식소 안건드린다는 답변도 받고 해피엔딩으로 잘 끝났어요..
M 나루코 2019.12.04 21:53  
아주 잘 해결이 되었네요. 오히려 더 마음 편하게 되신 듯...두루두루 친하게 지내시면서 길냥이에게 호의적인 동네로 만드시길...좋은 동네네요.
64 붕장군 2019.12.05 07:11  
제 주변엔 그다지.. 센캐릭터..랄까.. 꼬장꼬장하거나 말이 안통하는 드센 이웃이 안보여서 다행이에요. 제 눈앞에 보이지 않는거겠지만...감사해요. +_+ 계속계속 좋아져야죠.ㅋ
53 꽁마제까포 2019.12.05 00:11  
남집사가있어야하는이유~!!!아무래도 든든하죠잉~~  우리집코고는 남집사는 듣고있냐!!
저도얼마전 급식소가사라져서 경찰에신고하고 cctv확인하고 형사접수되서  저는처벌무조건원한다고 이게불법인걸알아야한다고 했더니
범인은!!!!!!!구청...(공원녹지과)
저는고소.고발진행할거라고이야기했고,구청 공원녹지과에 동물복지과팀장이나서고 ..결국 돈터치하는걸로 끝냈어요~~몸에서사리나오는줄....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64 붕장군 2019.12.05 07:13  
ㅋㅋㅋ앜 남집사님 괜히 주무시는중에 의문의 1패를 ㅜㅜ? ㅋㅋ 와.. 구청이 싹 치운건가요. 공무원이 우리편이 되어야지 내참..생각이 짧은 공무원! 일 처리하신다고 정말 힘드셨겠어요.결론이 잘 끝나서 다행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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