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스타 고양이 대탐험 대실패! (고양이 케디 주인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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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행 중인 집사 작은캔따개입니다.


저는 태국에서 유기견 보호소 봉사 후 조지아로 넘어가서 2주 정도를 보냈는데요, 원래 계획은 조지아에서 이집트나 모로코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표를 검색해보니 갈아타기도 해야하고 생각보다 비싸더라고요 ㅜㅜ 그리고 일정도 이래저래 꼬여서 계획에는 없었으나 육로로 조지아 바로 옆에 붙어있는 터키로 이동했습니다. 터키는 전부터 꼭 한 번 와보고 싶었기에 어찌보면 잘 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터키에 와서 크게 기대한 것은 없었고, 특히 이스탄불은 빠르게 보고 지나가려고 했는데요, 마침 영화 고양이 케디가 개봉을 했다고 여기저기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이스탄불에 가는 김에 고양이 케디 속 주인공들을 찾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스탄불에는 총 이틀 동안 있었는데, 첫째날은 야간버스로 이동하고 도착한 날이어서 관광지만 빠르게 돌았고 둘째 날에 본격 이스탄불 고양이 탄방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 영화에서 위치를 알기 쉬운 곳만 찾아보았는데요, 감시즈가 있는 베이커리와 두만이 있는 카페 위치를 알아 냈습니다! (두만이 있는 곳은 영화에 카페 이름이 잘 나왔고, 감시즈가 있는 곳은 영화에 BELER APARTMANI라는 건물명이 보여서 그걸 보고 구글링해서 찾았어요 ㅜㅜ) 그래서 제가 생각한 루트는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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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Tombili 동상에서 인증샷 찍기 -> 두만이 있는 Delicatessen에 가기 -> 탁심광장 -> 감시즈가 있는 Küçük Kurabiye Dükkanı 가기



tombili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출처: 구글이미지)


Tombili는 인터넷에서 유명해진 웃긴 자세로 앉아 있는 고양이인데요, 암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 Tombili를 돌봐주던 동네 사람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Tombili가 즐겨 앉아있던 장소에 동상을 만들어 세우게 됩니다. 전 이 Tombili와 같은 포즈로 사진 찍을 생각에 해저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싱글벙글 지도를 따라 Tombili에게 가게 됩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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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bili가 있다고 표시된 장소에는 아무 것도 없고 공사판만 있습니다. 지도가 잘못된 걸까 구글맵과 맵스미를 번갈아 봤는데도 여기가 맞습니다. 지나가는 아주머니를 붙잡고 cat statue가 어딨냐니까 못 알아 듣습니다. 그래서 구글 번역기로 cat statue를 번역하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지나가던 청년을 하나 붙잡습니다. 청년은 저에게 "Can I help you?"라며 영어로 말을 걸길래 여기 고양이 동상이 어디있냐니까 지금은 없다고 ㅜㅜㅜㅜ(케디가 터키어로 고양이라는 뜻이라네요. 저는 케디가 고양이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Tombili가 있던 장소에 새롭게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지금은 공사 중이라 없다고 하네요...아니...내가 이러려고 한 시간이나 걸려 여길 왔나 자괴감 들고...그러면서 하는 말이 빌딩이 완공되면 이 자리에 다시 Tombili가 돌아올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게 언제 쯤이냐니까 내년이랍니다...지나가던 동네 아저씨도 저에게 Tombili 동상과 생전의 사진을 보여주며 껄껄 웃습니다. 웃지 마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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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저의 Tombili 탐방이 멋지게 실패하고 두만을 만나러 가야겠다 싶어 이동하는데 버스를 잘못타서 시간을 또 잡아 먹습니다. 겨우 맞는 곳에 도착해서 페리를 타고 강을 건너 두만이 있는 Delicatessen으로 걸어갔습니다. 이 동네는 부자 동네인지 깔끔하고 럭셔리 했는데요, 여기도 길에 고양이를 위한 사료와 물이 계속 놓여 있어요. 이스탄불...여기는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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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걸어 겨우 Delicatessen에 도착했는데요, 두만이...없습니다...영화에서 보였던 두만이 앉아 있는 바구니도 없어요. 게다가 여기 너무 럭셔리한 곳이라 커피 한 잔에도 15리라가 넘고 제일 싼 음식이 35리라(한화 약 11,000원)며 대부분 50리라(한화 약 15,000원)가 넘더라구요ㅠㅠ 아침과 브런치를 주로 먹는 곳인거 같았는데 가난한 배낭 여행객인 저는 분위기에 기가 눌려서 두만 어디있냐고 묻지도 못하고 그냥 깨갱하며 나왔습니다. 그래도 테라스에 길냥이들은 많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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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때부터 엄청 지치더라고요..제 계획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며 감시즈도 못 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시즈가 있는 곳은 이 곳에서 30분 정도 걸어야 했는데요, 그래도 가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힘을 내서 걸어갔습니다. 감시즈가 있는 카페는 (베이커리인 줄 알았는데 카페입니다) 탁심광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데요, 가는 길도 나름 예쁘고 거주 지역이라 조용하니 관광객이 별로 없더라구요. 가는 길에 개냥이 또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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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즈가 있는 (카페)에 도착하니 영화에서 봤던 여자 주인이 있습니다. 역시나..감시즈는 없었어요 ㅜㅜ 감시즈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때문에 못 볼거라고 예상은 했습니다만 혹시라도 볼까 싶었는데 결국 못 봤네요. 카페에 들어가서 애플파이와 차를 시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애플파이는 좀 퍽퍽한데 달달하니 맛이 괜찮고 차는 좀 너무 썼네요. 원래 같았으면 커피를 시켰을텐데 오는 길에 너무 덥고 목이 말라서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카페 라떼를 한 잔 마신지라 차를 시켰습니다. 슈가파우더를 솔솔 뿌린 애플파이와 차를 받고 여자 주인에게 사실 영화 케디를 보고 왔고, 감시즈를 보려고 왔다고 하니 웃으며 감시즈는 지금 여기 없고 어딘가 돌아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 케디가 한국에서 개봉했다고 말해줄걸 그냥 나왔네요) 차와 애플파이를 다 먹고 내일 아침에 먹을 감자 파이를 하나 테이크 아웃해서 나왔습니다. 총 9.50리라가 나왔는데 10.50리라를 주고 거스름돈 1리라는 Tip box에 "for Gamsiz!"라고 말하며 넣어주고 왔는데 제가 생각해도 좀 멋있었습니다. 혹시 이스탄불에 가시는 분들은 꼭 여기 다녀오시고 팁 박스에 "for Gamsiz!"라고 말하며 쿨하게 팁 주고 오세요. 되게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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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즈가 있는 카페 근처의 동물병원. 감시즈를 데려가는 병원이 아닐까 상상해본다)


이렇게 저의 이스탄불 유명 고양이 투어는 대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래도 여러 길냥이 사진은 많이 찍었네요. 사실 길냥이가 보일 때마다 사진을 찍어야지 했는데 그러니까 움직이질 못하겠더라고요 ㅋㅋㅋㅋ 이스탄불은 소문대로 고양이의 천국이었습니다. 터키 다른 지역에도 고양이가 많지만 대부분 사람을 보면 도망가기 바쁜데 이스탄불의 길냥이들은 대부분이 사람의 손길을 즐기고 만져주면 골골송을 불러요. 고양이 때문인지 이스탄불이 더 멋있어 보였습니다. 마무리는 만져주니 제 가슴팍에 올라와 기지개를 펴던 길냥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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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나면 이스탄불에서 찍은 길냥이 사진과 카파도키아에서 추천하는 고양이 카페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만 인터넷 속도나 사진 크기 조정 때문에 귀국 후에나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ㅜㅜ)


12 Comments
63 붕장군 2017.10.19 07:16  
여행기 넘 재미나요..
흐..영화와는 다른 삭막한 현실..
공사판이라니..ㅜㅜ
웃지마세요..ㅜㅜ에 제가 피식 웃음이 나와서 죄송;;;;;
뭔가 짠한데 귀여워서요..ㅋㅋㅋㅋㅋㅋ
이스탄불에 냥님들을 많이 보고 오셔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나도 "포 감시즈" 외치고 싶으나 용기도 있어야겠고 외국어실력이 딸려서...하.. 나중에 이스탄불 냥이들 사진 기대해볼께욧ㅋ
37 작은캔따개 2017.10.19 15:29  
하 진짜 개고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는 주인이 영어를 잘 하더라고요 ㅎㅎ 컵케이크 같은거 먹어보고 싶었는데 낮게가서 그런가 파이만 있었어요 ㅜㅜ
M 나루코 2017.10.19 08:06  
이스탄불의 고양이들은 참 여유가 많아 보이죠. 어디를 가나 고양이카페, 고양이정원인 것 같습니다.
37 작은캔따개 2017.10.19 15:29  
맞아요..사람들한테도 잘 다가오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예뻐해주기도 하더라구요
3 먼슬리실버 2017.10.19 13:40  
공사중이라니ㅜㅜ 실망 많이 하셨겠어요.. 그래도 카페에 들러 for 감시즈! 넘 멋지십니다. 저도 언젠가 작은 캔따개님처럼 세계를 여행하며 전세계 냥이들을 만나보고싶네요^^ 남은 여행도 즐겁고 안전한 여정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37 작은캔따개 2017.10.19 15:30  
진짜..슬펐어요....ㅋㅋ 제가 언제 또 터키에 올지는 모르겠지만...또 오게 되면 한 2년 뒤에 오려고욬ㅋㅋㅋㅋㅋㅌㅋ
30 뽀슈 2017.10.20 00:10  
에구구 ㅜㅜ그래도 여행중 여행후기 잘 읽고가용 저도 멋지게  "for Gamsiz!" 하는날이 오기를,,,,ㅎㅎㅎㅎ작은 캔따개님 몸조심히 다녀오세용!!
37 작은캔따개 2017.10.20 21:36  
감사합니다! 저기 페이스북 페이지 가보니 엄청 맛있게 생긴 컵케이트도 팔더라구요
시간이 있었음 자주 갔을텐데 아쉽습니다 ㅜㅜ
M 블랙캣 2017.10.20 09:27  
현실은 공사판이었군요.ㅜㅜ
캔따개님 여행기는 24호에도 싣습니다.
귀국후의 글도 기대하며 미리 감사합니다.히히
37 작은캔따개 2017.10.20 21:37  
에휴 지금 생각해도 속상하네요..ㅠㅠ 저기 틀어지면서 시간도 막 틀어지고..맘이 급해지고 그랬네요..와 또 제가 실리는건가요!!넘나 영광입니다!
45 끼루 2017.10.20 16:45  
여행기가 너무 재밌어요 저도 함께 감시즈 찾다온 기분 ㅎㅎㅎ
37 작은캔따개 2017.10.20 21:37  
감시즈야 어딨니..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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