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99마리의 쥐를 잡은 위스키냥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28,899마리의 쥐를 잡은 위스키냥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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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28,899마리의 쥐를 잡은 위스키냥


인간이 사는 곳이 점점 도시화되고 반려묘로서 더 이상 먹잇감을 사냥할 필요가 없게 되면서 고양이가 쥐를 잡는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쥐 사냥은 아주 오랜 동안 유전자처럼 내려온 일이니, 언제 어디서 뚝 하고 발현될지 모른다.


그런데 이 같은 습성으로 기네스북에 올라간 고양이가 있다. 이른바 ‘세계에서 가장 쥐를 많이 잡은 고양이’로, 그 주인공은 타우저(Towser)라는 암컷 고양이다. 


삼색 얼룩의 긴 털을 가진 타우저가 그 기록을 세운 장소는 양조장이었다. 스코틀랜드의 글렌터렛이란 곳인데,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란 브랜드 위스키를 처음 생산한 양조장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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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술을 만드는 양조장에 그렇게 쥐가 많았다는 얘기일까? 술이라기보다는 그 술을 만드는 원료 때문이다. 위스키의 주원료인 보리를 엄청나게 저장해 두고 있으니 쥐 같은 설치류가 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벌통에 꿀벌이 모이듯 쥐가 득실득실했다. 그래서 글렌터렛은 다른 양조장처럼 쥐들을 잡기 위해 고양이를 여럿 두었다. 그런데 그 중에도 타우저가 쥐 잡는 스킬이 남달랐던 것이다. 


1963년 3월 30일에 태어난 타우저는 세상을 떠난 1987년까지 24년을 살면서 총 28,899마리의 쥐를 잡았다고 한다. 하루에 쥐 3마리를 잡은 꼴이다. 물론 일일이 세어본 것은 아니다. 기네스북 측에서 글렌터렛으로 파견을 나와 타우저를 며칠 동안 관찰한 뒤 그 통계를 바탕으로 계산해낸 수치다. 


그런데 타우저는 그 많은 쥐를 어떻게 잡을 수 있었을까? 이에 양조장 직원들은 혹시 위스키가 살짝 섞인 먹이을 먹어 놀라운 쥐 사냥꾼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우스갯소리 같은 추측도 했다. 어쨌든 타우저는 이런 왕성한 사냥 본능을 발휘해 글렌터렛 양조장을 쥐들로부터 지켜낸 것이다.  


그 능력으로 타우저는 살아생전 연예인 못지 않게 유명세를 탔다. 텔레비전에도 출연했고 사람들로부터 팬레터도 받았다. 양조장에 관광객도 많이 방문했는데, 타우저와 사진을 찍고 싶어 안달을 냈을 정도였다고 한다. 타우저가 죽은 뒤 엠버, 브룩 등 다른 고양이들이 그 자리를 이었지만 타우저를 따라잡을 순 없었다고 한다.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스카치위스키가 탄생한 양조장에 그 개발자가 아닌 타우저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사실을 보아도, 이 고양이의 기여도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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