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고양이의 목줄 탈출기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한국과 일본 고양이의 목줄 탈출기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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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한국과 일본 고양이의 목줄 탈출기


최근 목줄 없는 반려견이 주인이나 이웃 사람을 물어뜯는 사건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며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도 극과 극이다. 반면 고양이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사건 소식은 거의 없다.


물론 반려묘가 할퀴어 상처를 입은 집사의 하소연은 주변에서 흔히 듣는다. 하지만 심각한 상처를 입거나 목숨을 잃었다는 등의 비극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고양이는 풀어 놓고 개는 묶어 두고 기르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옛 자료, 특히 그림을 살펴보면 조상들이 고양이를 어떻게 대하며 함께 살아왔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김홍도, 변상벽, 김득신 등의 풍속화를 보면, 고양이는 목줄 없이 자유의 몸으로 화폭 속에 자리하고 있다. 나무 위에 오르거나 날아다니는 곤충을 쫓거나 병아리나 작은 새를 물고 도망치는 등 그 행동이 자유롭기 이를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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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고양이를 풀어 놓는 이유라면 아마도 이 동물이 갖는 효용성을 십분 활용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즉 몸이 자유로워야 곡식을 축내는 쥐를 더 쉽게 잡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반대로 개는 고양이처럼 완벽한 자유를 누리지 못했던 것 같다. 이암이 그린 <모견도> 등을 보면, 줄을 연결할 수 있는 방울 달린 띠가 목에 채워져 있다. 이는 필요에 따라 묶어두기도 하고 풀어줬던 것으로 보인다.


태고부터 사람에게 길들여진 개는 낮엔 사냥의 도우미가 되고 밤엔 적과 도둑으로부터 주인집을 지키는 파수꾼이 됐으니 주인에겐 귀한 재산이나 다름없었다. 어찌 이뿐일까. 가뭄이나 복날에는 목숨까지 아낌없이 내줬으니, 고양이처럼 마냥 풀어놓고 기르다간 남에게 뺏길 공산이 컸을 법하다.


이런 사육 방식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물론 오늘날 이웃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에도 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정반대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즉 개는 풀어 놓고 고양이는 묶어 두고 길렀다는 것이다.


경전을 갉아먹는 쥐를 잡기 위해 중국에서 일본으로 수입된 고양이는 점점 애완동물 성격을 띠며 귀중품 대접을 받다가 급기야 잃어버리지 않게 목줄까지 채워졌다. 하지만 교토가 도시화되면서 쥐의 피해가 급증하자 이를 막기 위해 1602년 ‘고양이 방목령’이 내려졌다.


이 명은 일본에서 개는 묶어두고 고양이는 풀어놓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이후에도 고양이는 값비싼 애완동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여전히 목줄이 채워져 있었다. 


그러다 1685년 막부의 장군이 행차할 때 개나 고양이를 풀어놓아도 죄를 묻지 않겠다는 ‘생물 애호령’이 떨어지면서 마침내 일본의 고양이는 완전히 목줄에서 해방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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