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묘의 오줌을 그림에 바른 거장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애묘의 오줌을 그림에 바른 거장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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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애묘의 오줌을 그림에 바른 거장


20세기 최고의 거장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 <키스>, <유디트>, <처녀들> 등의 대표작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는 남녀 간의 사랑을 자신만의 관능적인 감각으로 화폭에 담아내 오늘날 경매장에서 가장 비싼 화가로도 인정받고 있다.


에로티시즘을 그림 소재로 자주 쓴 사실을 통해서도 짐작이 가듯, 클림트는 여자를 무척 좋아했다. 화실에는 항상 벌거벗은 여자 모델들이 있었다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 많은 여자들과 교제만 했는데, 세상을 떠나자 14명의 여자가 친자확인소송을 낼 정도였다.


그런데 여자만큼이나 좋아했던 것이 고양이였다. 클림트는 평소 8~10마리가량의 고양이를 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비평가는 그의 화실을 방문했을 때 고양이들이 마구 뛰어다니며 스케치한 종이를 밟거나 찢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해진다.

 

놀라운 것은 그런 상황인데도 클림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 다른 화가였다면 신경이 예민해지는 그림 작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밖으로 내쫓거나 목줄에 매달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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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클림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어쩌면 고양이는 그에게 창작 그 이상의 존재였을지 모른다. 검은 점박이 고양이를 포근하게 안고 있는 클림트의 생전 사진을 통해 그의 고양이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고양이에 대한 애착을 넘어 집착으로 보이는 행적이 발견되어 놀라움을 준다. 클림트가 바로 애묘들의 오줌을 모았다는 것. 보통 동물의 오줌을 모은다고 하면, 약으로 썼나 싶을 것이다. 하지만 클림트는 스케치나 드로잉을 하고 나서 오줌을 발랐다고 한다.


물감이 아니라 오줌을 발랐다니, 어이없는 거짓말 같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오줌을 그림에 발랐을까? 당시 클림트는 고양이 오줌을 픽사티브, 즉 연필이나 목탄 등으로 그린 것을 고착시켜주는 정착액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고양이 오줌을 바른 많은 그림들은 냄새가 지독하게 날뿐 아니라 그 독한 성분에 변색되어 망가지기 일쑤였다. 그 그림들이 지금 온전히 남아 있다면 몇 백억, 몇 천억을 호가할 텐데…….


클림트는 애묘의 오줌을 가장 좋은 픽사티브로 생각했던 것 같다. 자신이 사랑하는 고양이의 오줌이 자신의 그림까지 오래 보호해 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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