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고양이, 돈과 명예를 안겨주다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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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비호감 고양이, 돈과 명예를 안겨주다


얼마 전 어느 고양이의 성별 논란 때문에 인터넷이 시끄러웠다. 바로 고양이 캐릭터 가필드(Garfield)가 수컷인지 암컷인지를 놓고 설왕설래했기 때문. 그 단초는 원작 만화가 짐 데이비스(Jim Davis, 1945~ )의 인터뷰에서 시작됐기에 그가 수컷이라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렇게 별 것 아닌 일로 논란이 된 것도 어찌 보면 만화 <가필드>가 그만큼 유명해서가 아닐까 싶다. 1978년 미국의 신문에 만화 연재가 시작된 이래 세계 2500개 이상의 매체에 실렸으며 애니메이션, 게임, 실사영화, 캐릭터 사업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눈에 인지되어 ‘세계에 가장 널리 퍼진 만화’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을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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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americanprofile.com)
 


그러나 <가필드>가 쉽게 탄생된 것은 아니다. 데이비스는 처음엔 벌레가 주인공인 만화를 그렸다. 하지만 캐릭터 구별이 어려운 탓에 인기가 없었다. 그래서 고양이가 나오는 만화를 기획했다. 당시 개가 주인공인 만화가 많았고, 어릴 적 농장에서 25마리 고양이와 함께 생활한 경험도 좋은 창작의 밑거름이 되었다. 


가필드란 이름은 데이비스의 할아버지 이름에서 따왔다. 할아버지를 아주 심술궂은 사람으로 기억한 탓인지 몰라도, 가필드 역시 아주 못된 성질머리에 게으르고 이기적이며 야비하기까지 하다. 그런 성품은 반쯤 감긴 눈과 입이 귀까지 걸린 야릇한 표정에서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주인인 존과 함께 있으면 둘 중 누가 주인이고 애완동물인지 구분이 안 된다. 한마디로 가필드는 존을 갖고 논다. 하지만 이처럼 고양이가 주인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데이비스는 평소에 고양이를 여럿 길렀다. 때문에 그런 애묘인들의 실상을 잘 캐치할 수 있었다. 주인과 애묘의 관계를 처음으로 리얼하게 그렸던 것이다. 요즘은 흔히 볼 수 있는 주인과 애완동물을 소재로 한 만화의 원조인 셈이다.


가필드가 나오기 전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고양이 캐릭터는 마냥 귀여움만 떨거나 생쥐에게 골탕 먹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가필드는 그런 호감이나 동정을 받는 것과는 정반대의 개념으로 그려져 성공했다.


무엇보다 이 비호감 고양이로 데이비스는 어머어마한 돈과 명예를 거머쥐었다. 스튜디오 포우스의 회장으로서 매년 10만여 달러에 가까운 라이선스 수입을 벌어들인다. 에미상, 전미 만화가협회 등에서 상도 14차례나 받았으며 2016년부터는 대학 강단에도 서고 있다.


참고로 데이비스는 두 번 결혼을 했는데, 첫 번째 부인은 심한 고양이 알러지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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