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퇘지가 낳은 레전드 고양이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암퇘지가 낳은 레전드 고양이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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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암퇘지가 낳은 레전드 고양이


고양이는 원래 야생에서 살았으니 사람과 대립하는 이야기가 있은들 전혀 이상할 리 없다. 하지만 중세 때 유럽 전역에 자취를 남긴 고양이는 그리 흔치 않다.


바로 ‘카스 팔루그(Cath Palug)’가 그렇다. 프랑스에선 샤팔뤼(Chapalu)로도 불리는데, 영국 웨일스 지역에 옛부터 전해지는 거대한 몸집의 고양이다.


웨일스의 옛 시에 보면, 웬헨이란 암퇘지가 새끼고양이를 낳았다고 나온다. 이 돼지가 고양이를 낳으면 재앙이 내린다는 예언 때문에 콘월의 한 돼지치기가 웨일스 북쪽 끝까지 쫓아가 갓 낳은 고양이를 바다에 던져버린다. 이를 카스 팔루그의 자식들이 건져 길렀는데, 다 자란 고양이는 예언처럼 재앙이 되었다고 한다.


케이 경이 기사 180명을 해친 카스 팔루그를 퇴치했다는 이야기도 웨일스에 전해지지만, 역시 가장 유명한 것은 아서 왕과 얽힌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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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지방의 한 어부가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들을 신에게 바치길 아까워하다 그물에 걸린 고양이를 쥐 잡는데 쓰려고 데려다 길렀다. 그런데 그 고양이가 자라 어부 부부를 잡아먹고 달아나고 말았다.


마침 그 땅을 지나가던 아서 일행이 이 사연을 듣고 휘파람으로 동굴에 숨은 고양이를 밖으로 유인해 검으로 벴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상처만 남을 뿐 죽지 않았다가, 앞뒤 발톱이 방패와 사슬 옷에 박히고 끼는 바람에 발을 잘라내 결국 물리칠 수 있었다. 이후 호수 산이란 그곳 지명이 고양이 산으로 바뀌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전설은 <멀린 이야기>의 ‘로잔 호수의 악마 고양이’ 편에 나온다. 한편 아서 왕이 사냥터에서 야생 고양이와 싸워 무찔렀다는 15세기의 비슷한 이야기도 있다. 중세의 프랑스 사람들 사이에선 이와는 반대로 아서 왕이 괴물 고양이에게 죽었다는 이야기도 널리 퍼져 있었다.


카스 팔루그는 아서 왕 전설과 더불어 유럽 곳곳에 퍼져나간다. 독일시 ‘마누엘과 아만데’, 덴마크 바이킹 명장의 전설 <오지에 이야기>, 스페인 카탈루냐의 가장 오래된 기사도 이야기 <기사 시파르> 등에서 여러 형태로 변주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11세기 이탈리아 오트란토에 세워진 대성당의 아서 왕 모자이크 그림이 유명한데, 그 아서 왕 주변의 흰 점박이 맹수나 사람의 목을 문 괴수가 카스 팔루그를 상징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정말 카스 팔루그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고양이과에 속하는 맹수 중 하나였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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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1 선이콩콩 2018.10.24 22:14  
돼지가 고양이를 낳다니! 충분히 사람들이 무서워할만 하네요~
M 나루코 2018.10.26 23:13  
좀 선뜩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