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성의 600년 시련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5 냥생 0 1488 5

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고양이 성의 600년 시련


로렐라이로 유명한 독일의 라인 강에 일명 ‘고양이 성’이라 불리는 독특한 유적이 있다. 라인 강 상류의 언덕배기에 자리해 있는데, 650년 가까이 된 꽤 오래된 중세의 성이다.


이 성은 그 이름과 더불어 아주 고된 내력로도 많은 주목을 받는다. 우선 그 성을 세운 것은 카체넬른보겐(Katzenelnbogen) 백작(1315-1385). 왼쪽 강변뿐 아니라 오른쪽 강변에도 영토를 가졌던 그는 건너편에 세워진 트리어 대주교의 생쥐성에 맞서기 위해 1360년부터 1371년쯤까지 이 성을 세웠다고 한다. 특히 건너편 라인펠스 성과 함께 통행세를 강제로 거두는 데 활용했다.


고양이 성은 물살이 센 강의 굽은 곳 가까이에 있어 적으로부터 공격 받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난공불락의 요새로 불렸다. 하지만 대포가 생기면서 방어체계를 강화하려고 높이를 올리는 보강공사도 했다. 하지만 백작에게 후손이 없었기에 이윽고 1479년에 멸문한다.


e61da9ae64f39539f2a3b3b16671568c_1523347249_2503.JPG
 

그로 인해 유산 분쟁이 촉발되어 1623년에 헤센 다름슈타트 대공이 라인펠스 성과 이 고양이 성을 손에 넣었다. 이후 몇 차례 전쟁의 피해로 보수, 개조 등을 되풀이하다 1692년 루이 14세의 정복 전쟁으로 다시 훼손되었다. 


7년 전쟁 때는 1758년 프랑스 사람에게 빼앗겼다 1763년에 되돌려 받았다. 또 프랑스 혁명 때엔 나폴레옹 군대한테 엄청나게 파괴되었다. 큰 탑 윗부분이 없어진 것도 그때였다. 이후 나사우 대공 등 몇 차례 소유자가 바뀌었다가 1896년 마지막 주인이 성을 재건한다. 하지만 1936년엔 나치독일의 제국노동봉사대가, 전쟁 후엔 독일연방공화국의 소유가 된다.


고양이 성이란 명칭은 성의 독일어 이름 ‘부르크 카츠(Burg Katz)’를 그대로 푼 것이다. 즉 카츠가 고양이, 부르크가 성이다. 이는 고양이의 발꿈치란 뜻의 백작 이름 카체넬른보겐에서 따왔을 것이라 추측한다. 


그러나 이름의 유래에 대해선 다른 의견도 있다. 카체넬른보겐 백작의 용모가 고양이를 닮았다는 설. 성의 일부 모양이 고양이를 닮았다는 설 등이다. 유래가 분분하다 보니, 동화 <장화 신은 고양이>의 무대였다는 근거가 부족한 설도 퍼져 있다.


어쨌든 이렇게 사연 많은 고양이 성은 현재 놀랍게도 독일인이 아닌 어느 일본인 남성의 소유가 되어 있다. 그는 1989년 이 성을 사들여 일반 공개하지 않다가 최고급 호텔로 내부를 개조한 뒤 자신의 귀한 지인들만 초대하는 장소로 사용하고 있단다.  


지난 연재 보기 ▶ 애꾸 왕이 만든 최초의 고양이 보호소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