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바구니가 고양이집으로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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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아기바구니가 고양이집으로


밥은 열 곳에서 먹어도 잠은 한 곳에서 자라는 속담이 있다. 사는 장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인간의 생활 가운데 사는 곳, 즉 집만큼 안정을 주는 것이 없기 때문인 듯싶다. 이것은 고양이도 비슷할 것 같다. 집이 있으면 번식도 쉬워진다.


요즘 보면 대량 생산된 고양이집들이 많다.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튼튼해 보인다. 하지만 왠지 정이 없어 보이고 자연친화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일본의 고양이 관련 전통 공예가 눈에 띄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바로 네코치구라. 고양이를 뜻하는 네코와 이어서 만들었다는 뜻의 치구라가 합친 말로, 쉽게 말하면 고양이 바구니다. 니가타현과 나가노현의 전통 공예품으로, 고양이의 더 나은 삶을 누리게 하려는 일본의 냥덕후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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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것의 유래가 재미있다. 농촌 사람들이 아기가 있을 만한 것을 생각해 짚으로 요람을 만들어 눈에 보이는 곳에 놓고 일을 했다고 한다. 또 이것은 밥통 덮개로 사용되어 밥이 식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쓰였다. 

 

그러던 것이 어느새 들냥이들을 위해 만들어 주게 됐다는 사연이다. 해당 지역 노인들은 이미 1800년대 후반 때부터 네코치구라를 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그 역사는 더 오래된 것 같다. 일본의 학자들이 에도 후기 때부터 이미 에도에서도 쓰이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네코치구라가 탄생한 배경에는 농촌이란 특수성이 자리한다. 즉 니가타 현이나 나가노 현은 예부터 벼농사, 보리농사 등을 많이 했던 지역이다. 특히 아키야마고라는 지역은 밥맛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품종인 고시히카리의 산지로 일본 쌀농사의 대명사 같은 곳이다.

 

그런 지역이라 볏짚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네코구치라가 발달했던 것이다. 물론 볏짚 이외에도 조, , 옥수수 등의 마른 줄기를 이용해 만들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네 조상들이 농한기에 볏짚으로 짚신이나 자리 등을 만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이런 재료들은 단열 보온성이 있기에 고양이가 기온이 낮은 곳에서 몸을 따뜻하게 보존할 수 있다. 또 습기도 잘 빠져나는 재료들이라 일정한 습도를 유지해 쾌적한 보금자리가 된다. 일본 옛 사람들의 고양이 사랑은 물론이거니와 지혜도 엿볼 수 있는 물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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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3 먼슬리실버 2017.10.23 01:41  
자연에서 온 재료로 보온성도 높고 습도 조절에도 탁월하다니! 정말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