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땅과 쥐의 땅 균형이 깨지면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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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고양이의 땅과 쥐의 땅 균형이 깨지면


한때 인터넷에서 고양이를 닮은 거대한 바위산 사진이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끈 적이 있다. 고양이가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인데, 추적해 보니 우크라이나에 있는 코쉬카 산이었다. 일명 마운트 캣이라 불리는 곳이었는데, 사진은 아쉽게도 홍보를 위해 조작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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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쉬카 산의 조작된 사진 


그런데 세계 곳곳에는 고양이가 명칭으로 붙여진 산이나 바위 등이 꽤나 많다. 또 관련된 옛이야기도 전해진다. 물론 우리나라도 여러 곳에 있는데, 특이한 점은 주변에 쥐와 얽힌 장소가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충청남도 서산의 운산면에 있다는 ‘쥐바위와 괭이바위’가 그렇다. 개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 마을엔 쥐 모양의 바위가, 다른 한 마을엔 고양이 모양의 바위가 있었다. 옛날부터 두 마을은 모두 아무 문제없이 살았는데, 쥐바위가 있는 마을의 사찰에 방문객이 늘어나 개울에 돌다리를 놓았다. 그런데 그때부터 그쪽 사찰들이 모두 문을 닫게 됐다고 한다. 


황해도 신천군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온천면과 가련면 사이에 바위 두 개가 있었는데, 그 모양이 고양이 귀를 닮아 ‘괜이 바위’라 불렸단다. 그런데 어느 해 바위 하나는 바리메 마을 뒷산에, 다른 하나를 새말 마을 앞에 옮겼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후로 바리메에 사는 쥐들이 새말로 오지 않아 새말이 점점 풍족해졌고 바리메는 점점 궁핍해졌다.


이러자 바리메 사람 하나가 새말 사람들에게 마을 앞의 바위를 치우면 더 잘 살게 된다고 헛소문을 냈고, 욕심이 생긴 새말 사람들은 그 말을 믿고 즉시 바위를 치워 버렸다. 하지만 결과는 말처럼 되지 않았다. 바위를 치우자 바리메의 쥐들이 새말로 옮겨와 창고의 곡식을 먹어치우고 농사를 망쳐 생활이 차츰 어려졌다. 반면 바리메는 쥐들이 사라지자 점점 풍족한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고양이와 쥐의 먹고 먹히는 자연의 천적 관계 위에 형성된 주술적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즉 고양이의 힘이 다스리는 곳과 쥐의 힘이 다스리는 곳은 서로 공존할 수 없는데, 만약 어느 한 쪽에 문제가 생기면 힘의 균형도 깨져 결국 재앙이 내린다는 생각이다. 이는 풍수지리에서 자주 거론된다. 



지난 연재 보기 ▶ 뭐, 고양이가 공무원이라고?



​​​​묘묘한이야기 제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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