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미센에 고양이 뱃가죽이 최고였다고?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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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샤미센에 고양이 뱃가죽이 최고였다고?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의 도시에는 “공원에 있던 그 많은 길냥이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괴담이 공공연히 퍼져 있었다. 그런데 이 얘기를 추적해 보니 그냥 괴담이 아니라 실제로 길냥이들이 없어진 경우가 있었다.  

 

사람들은 이를 고양이 잡이의 소행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고양이 잡이가 왜 길냥이를 붙잡아 갔을까? 바로 ‘샤미센(三味線)’에 쓰일 고양이 가죽을 구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당시 일반적인 견해였다.

 

샤미센은 15, 16세기 무렵에 처음 등장한 일본 전통 악기 중 하나로, 중국의 삼현이 그 원형이다. 현이 3줄인 샤미센은 네 개의 나무판자로 만든 울림통에 긴 지판 하나가 붙어있다. 샤미센이 좋은 소리를 내려면 울림통의 소재가 좋아야 한다. 그런데 오래 전부터 울림통 양면에 붙이는 가죽 중에 고양이 뱃가죽을 으뜸으로 쳤다. 

 

언제부터 고양이 가죽을 썼는지 확실치는 않다. 하지만 악기가 오키나와에 전해졌을 때만 해도 뱀 가죽을 주로 사용했다. 그러다 1700년대 초부터는 이미 고양이 가죽으로 바뀌고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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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6년에 쓰인 <지쿠호코지>란 역사책에 보면 ‘삼현의 울림통을 뱀 가죽으로 붙이라고 해도 아침에 잡은 큰 뱀이 없으니 고양이 가죽으로 대신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처럼 고양이 가죽으로 대체한 이유는 여러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뱀 가죽보다 질겨서 잘 찢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동물의 가죽보다 울림소리가 좋았다. 또 가죽의 크기가 울림통에 적당히 맞았고, 무엇보다 일부러 사냥을 하는 등 애를 쓰지 않아도 주변에서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유흥 문화가 발달하는 에도 시대에 들어오자 샤미센은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그 수요도 급증했다. 이른바 바람이 불면 나무통 장수가 돈을 번다는 식으로, 어느덧 고양이와 샤미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 그로 인해 고양이 잡이라는 좀 이상야릇한 일자리도 생겼다.

 

그렇게 해서 고양이 가죽은 현대에 들어와서도 귀한 대접을 받으며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1973년 일본에 동물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샤미센에는 더 이상 고양이 가죽이 사용되지 않았다. 대신에 수입산 개 가죽이 사용되었고, 동시에 고양이 잡이도 자취를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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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81 강하루맘 2017.06.26 14:17  
..왠일...ㅠㅡ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M 블랙캣 2017.06.26 15:46  
고양이가죽이 사라지고 대신 수입개가죽이라니 ㅜㅜ
52 꽁지마요제리… 2017.06.27 04:17  
저도이야길들은적이있어요 샤미센은고양이가죽으로만들었다는..그때도끔찍했지만 이제는개라니...아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