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을 물리치는 검은 마네키네코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5 냥생 0 1417 1

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재앙을 물리치는 검은 마네키네코

 

 

일명 복고양이로 불리는 일본의 마네키네코는 몸 색깔이 일반적으로 하얀색이다. 하얀색이 복을 뜻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금색, 은색, 붉은색 등 여러 색을 띠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검은색 마네키네코는 복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재앙을 물리치는 부적처럼 여겨진다.  

 

교토에는 가장 오래된 마네키네코의 전설을 가진 사찰이 있다. 바로 45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단노우호린지(檀王法林寺)’다. 이 사찰은 ‘슈야진(主夜神)’이란 신을 모시고 있다. 슈아진은 ‘무서운 모든 재난을 없애 중생을 지키고 빛으로 세상 모든 것을 비춰 깨달음의 길을 열게 한다’고 설파했단다. 

 

692dd67de70502548cf69c41db9b6a37_1497071016_7125.jpg
 

그래서 밤을 지키는 신으로 숭배를 받으며 사람들 마음에 도난이나 화재 등을 막아주는 수호신이 되었다. 또 언젠가부터 어두운 밤에도 눈이 빛나는 검은 고양이에게 심부름을 시킨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에도 시대 중엽부터 슈야진의 가르침을 새긴 목각 고양이를 만들어 인근 주민들에게 나눠줬다는 전설의 근거라 할 수 있다.

 

묘한 신통력도 갖고 있었다는 이 상은 오른 다리를 들고 온통 검게 칠해진 희한한 모습이었는데, 비슷한 상을 만들지 못하게 했을 만큼 신앙의 고유성도 유지했다. 그 때문인지 일본에선 사찰 마네키네코로는 가장 오래됐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슈야진의 경전에도 나오지 않는 검은 고양이가 어떻게 심부름꾼으로 선택됐을까?

 

옛날부터 일본의 뱃사람들은 고양이가 폭풍우를 예측하는 힘이 있고, 바다를 다스리는 용신에게 그런 고양이를 바치면 폭풍우도 잠재울 수 있다고 믿었다. 때문에 항해할 때는 배에 꼭 고양이를 태웠다. 물론 그 외에도 배의 식량을 축내는 쥐를 잡거나 지루한 바다 생활에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애완동물로써 좋아하기도 했다.

 

사찰을 재건한 고승 다이추(袋中)는 위험을 무릅쓰고 기나긴 항해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배에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랜 여행을 하면서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다이추와 그 고양이 사이에 어떤 교류가 있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그 교류가 결국 검은 마네키네코 전설의 시작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현재 이 사찰에는 슈야진 상과 함께 목각 고양이 상도 신처럼 모셔져 있고, 관광객을 위해 검은 마네키네코도 판매하고 있다.    

 

 

지난 연재 보기 ▶ 방화범은 독립군이 아닌 애묘


​​​​묘묘한이야기 제작지원

692dd67de70502548cf69c41db9b6a37_1497070455_5255.jpg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