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급제엔 엿보다 고양이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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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과거 급제엔 엿보다 고양이

 

큰일을 앞둘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어떤 행운을 바라는 것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이다. 조선 시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했던 과거 시험 때도 그런 행운이 많이 필요했던 것 같다. 대학입시 때 합격을 기원하며 문이나 벽에 엿을 붙이는 풍습이 조선 시대부터 유래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갈 것이다.

 

5백여 년 전 살았던 신숙(申熟)이란 사람도 그런 행운을 많이 바랐던 인물 같다. 하지만 좀 특이했다. 그는 시험 전에 꼭 고양이를 봐야 합격을 한다고 믿었다. 

 

그도 그럴 것도 시험을 앞두고 꼭 고양이가 앞으로 지나가면 좋은 성적으로 합격을 했기 때문이다. 처음은 우연이라 생각했겠지만, 이후 시험 칠  때마다 고양이가 앞을 가로질러 갔고 계속 합격의 기쁨도 맛보았다. 

 

우연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필연이 된다고 했던가! 하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다. 시험 전 고양이를 보지 않으면 왠지 떨어질 것만 같은 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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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방목>에 나오는 신숙의 생원시 급제 기록

 

 

1568년 시행된 별시의 전시를 하루 앞둔 날, 신숙은 마음이 초조해졌다. 이전처럼 자기 앞으로 가로질러가는 고양이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을 종일 돌아다녔지만 그날따라 고양이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친구 집까지 다니며 깊은 밤까지 고양이 찾기에 열을 올랐다. 하지만 역시 고양이는 없어 낙담한 신숙은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러다 길가의 한 점포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병든 고양이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신숙은 재빨리 부채를 꺼내 휘두르며 겁을 줬다. 그러자 고양이가 놀라며 그의 앞을 가로질러 어디론가 휭 하니 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이에 크게 기뻐한 그는 다음날 홀가분한 마음으로 과거장에 들어갔고 역시나 급제를 했다. 

 

자료를 보면 조선 시대에 고양이는 그리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다. 즉 길조보다 흉조의 동물이었다. 특히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자가 가는 길을 막거나 잘라먹는 행위는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다. 게다가 밤에 고양이를 보면 좋지 않다는 미신도 있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신숙의 경우는 반대였다. 신숙에게 고양이는 엿보다 효과적인 부적이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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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82 강하루맘 2017.04.25 16:06  
으아닛..................아파보이는 냥이  난짝 들어다 치료해주고  먹을거 줘서 돌려  보냈다.....그래서 급제 하였다 이런 스토리 일 줄 알았더니만...병들어 앉아있는 냥이를  확마...부채 휘두르며 겁을 줘서  쫓아 낸 위인을...급제 시켜 주다니....따쉬...............'신숙'.............부들부들.....
60 애교작살 2017.04.25 18:02  
ㅋㅋ 완전 반전인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