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왜 길냥이를 가마솥에 찌려고 했나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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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김 씨는 왜 길냥이를 가마솥에 찌려고 했나


 

‘유 씨는 날이 밝자 같은 마을에 사는 김 씨 집에 몰래 들어가 장롱에서 5원을 훔쳤다. 돈을 잃어버린 김 씨는 사방을 뒤졌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양이를 가마솥에 찌기로 마음먹었다. 고양이를 뜨거운 솥에 넣고 찌면 범인이 밝혀지고 그 범인도 고양이처럼 된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곧 길냥이 한 마리를 잡아다 솥에 찔 날만을 기다렸는데, 그 소문을 들은 유 씨는 자신의 범행이 들통 날까 두려워했다. 유 씨는 들키지 않기 위해 그 길냥이를 죽이려고 했는데, 방안에 매어 있어 어쩔 도리가 없게 되자 대신 김 씨 집의 변소에 불을 질렀다. 결국 김 씨 집은 몽땅 타 버렸고 유 씨는 붙잡혀 징역 3년형에 처해졌다.’ 

 

이 황당한 이야기는 1934년 경기도 화성에서 진짜 일어난 방화 사건으로, 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 불러일으킨 웃지 못 할 해프닝이었다. 주술에 가까운 이런 행위는 조선시대에 꽤 널리 성행한 듯하다. 일제강점기에 출간된 <조선의 점복과 예언>이란 책에는 이에 관한 기록이 자세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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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도둑을 맞은 경우는 고양이를 솥에 삶아 죽이면 그 도둑이 불구가 되거나 목숨을 잃는다고 믿었다. 경기도에서는 사찰 세 곳에서 기름을 얻어와 고양이에게 바르고 불태우면 도둑이 반드시 불구가 된다고 여겼다. 이는 주술에 불심까지 합쳐진 케이스다.

 

전라북도에서는 고양이를 시루에 넣고 찌거나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방향을 가리키며 놓아주면 범인 집으로 고양이가 찾아간다고 생각했다. 이때 고양이가 가다가 죽으면 도둑 역시 죽는다고 믿었다. 

 

평안북도에서는 장례 때 사용한 삼끈으로 고양이를 묶고 사흘 동안 지붕에 올려놓은 뒤 삶으면 도둑도 함께 죽는다고 믿었다. 이는 고양이가 사람 시신을 일으킨다는 미신이 섞여 형성되었다.

 

맨 처음에 언급한 황당한 사건은 이런 고양이에 대한 미신들과 유사하다. 이는 고양이가 밤눈이 밝아 도둑을 잡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근거 없는 속설을 우리 옛 조상들이 철썩 같이 믿고 있었기 때문이라 학자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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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묘한이야기 제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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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마루니 2017.04.11 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