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깨어난 잠자는 고양이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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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60년 만에 깨어난 잠자는 고양이

 

일본 도치키 현에는 아주 유명한 신사가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광명소이기도 한 도쇼구(東照宮)이다. 이곳은 혼란스런 전국을 통일하고 에도 막부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신으로 모신 사당이다. 원래는 작은 신사였지만, 손자인 이에미쓰가 할아버지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후 거대하게 확장해 지금의 꼴을 갖추었다.


안에는 여러 건축물이 있는데, 곳곳에 원숭이, 코끼리, 호랑이, 토끼, 공작, 매, 용, 기린 등 참으로 다양한 동물들의 조각상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에도 ‘네무리네코’라 불리는 검은 점박이 고양이가 조각된 작은 상은 사람들의 많은 이목을 끈다. 


이 고양이상은 이름대로 쭈그리고 앉아 눈을 감은 채 마치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고양이의 오묘한 표정과 포즈에 오랜 세월 감탄을 해 왔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네무리네코는 현재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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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에야스의 시신이 안치된 건물로 이어지는 복도 입구 위에 자리해 있어 조각상의 의미가 다양하게  조명된다. 즉 잠든 모습이 아니라 죽어서도 일본을 지키는 이에야스의 무덤에 누군가 침입하면 언제라도 달려들 수 있는 자세라는 것이다. 뒷면의 참새 조각상과 연관시키는 풀이도 있다. 새들이 시끄럽게 나는데도 고양이가 조용히 잠들 듯 평안했으면 하는 뜻이 담겼다는 것이다. 

 

네무리네코를 만든 사람은 에도 시대 초기에 활약한 전설적인 조각장인 ‘히다리 진고로(左甚五郎)’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된 전설도 내려온다.


여행 중인 진고로가 어느 날 밤 산속을 헤매다가 희미한 불빛을 발견하고 찾아가니 인가가 나왔다. 그래서 처마 밑에서 묵게 해달라고 청하자, 집 주인인 노파가 흔쾌히 허락을 했다. 진고로는 답례로 자신의 조각품을 보여줬는데, 노파가 극찬을 하며 도쇼구 건축에 참여해 보라고 권유를 했다. 그렇게 해서 네무리네코를 조각하게 됐는데, 조각이 얼마나 생생했는지 매일 밤마다 살아나 장난을 치며 소란을 피웠다. 때문에 진고로는 어쩔 수 없이 고양이가 눈 감은 모습으로 조각상을 고쳤다는 이야기다.


그 네무리네코가 작년 2016년 11월, 퇴색한 채색의 복원 작업을 마치고 60여년 만에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잠자는 고양이가 길고 긴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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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52 꽁지마요제리 2017.02.11 07:04  
일본의이미지가좋지않긴하지만..이런설을듣고있으면..그리나쁘지않다는생각도들게돼요..적어도 고양이에관한것만큼은우리가많이보고배워야할것같아요~
좋은이야기감사합니다~~♡
M 나루코 2017.02.12 09:55  
역사 문제로 정치적으로는 안 좋지만, 막상 일본에 가보면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전에는 대다수 국민들이 의외로 한국에 대해 관심도 없고 잘 몰랐었는데, 한류 덕에 이제는 좀 알려진 것 같습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고양이의 비율이 높아지는 걸 보면 우리보다는 선진국인 것 같습니다.
85 단오랑광복이 2017.02.25 07:53  
워메~
고양이상을 국보로!?
멋져